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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후기 - 화학공학과, 무엇을 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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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에서 3학년 2학기까지 공부를 한 대학생입니다.  학교에서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었고 시험도 무수히 많이 쳤지만 정작 처음 이 학과에 들어올 때에 나는 이 과가 어떤것을 가르쳐줄지 알지도 못하고 입학했었습니다. 물론 고등학생 신분으로 특정 학과가 어떤 공부를 하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학교 공부에 대한 생생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로 화학공학과를 희망하거나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직 졸업을 하지 않은 대학생이 쓴 글이기 때문에 거를거는 거르면서 읽어주세요!

 

1) 화학공학과란?

화학공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화학공학과가 주로 무엇을 배우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겁니다. 그 이유는 화학공학과에서 들을 수 있는 과목이 너무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학공학과의 정체성과 같은 과목들이 있습니다. 이동현상, 반응공학, 열역학 같은 과목입니다. 이런 과목들은 전부 공장에서의 화학공정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다루기 위한 과목들입니다. 즉, 화학공정의 설계, 운용, 평가, 분석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초적인 내용을 공부하는 과가 화학공학과입니다. 이런 과목들 외에도 현재의 산업동향에 맞춰진 과목들을 추가로 들을 수 있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같은 분야의 수업도 꾸준히 개설되어 관련 소양을 기를 수 있습니다.

 

화학공장, 야경이 예쁘다

2) 화학공학과는 주로 어떤 분야에 진출할까?

아직 3학년이라 취업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한 점 먼저 알려드립니다. 화학공학과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 취업을 할 수 있습니다. 학부에서 매우 넓은 분야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다양한 회사에서 화학공학과를 채용합니다. 주로 취업하는 회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정유, 바이오, 플랜트 설계 회사 등이 있습니다. 학부 졸업후 취업을 하지 않고 석박사 학위 취득을 위해 대학원에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화학공학과 내의 대학원은 주로 공정, 신소재, 바이오를 연구하는 연구실이 많습니다. 그 외에도 변리사, 기술고시, 공무원 시험 준비 등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이 어떻게 미래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너무 많은 진로가 있기 때문에 전형적인 케이스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휴대폰을 만드는데도 화학공학과 졸업자의 지식이 필요하다.

3) 화학공학과에서는 어떤 과목을 배울까?

저희 학교를 기준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저희학교는 학부제(1학년은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뽑은 후 2학년때 전공을 정함)이기 때문에 1학년때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듣는 과목들을 수강합니다. 1학년 때 주로 듣는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1학년은 교양과목을 주로 듣다보니 딱 정해진 커리큘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로 학생들이 듣는 3가지 과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학년 과목-

- 미분적분학(난이도: )

함수에 대해서 다루는 수학입니다. 저희 학교는 1학기때 미분적분학1, 2학기때 미분적분학2 이렇게 2학기에 걸쳐서 배우게 됩니다. 어떤 학교는 3학기에 걸쳐서 배우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수학과 겹치는 내용이 많아 쉽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지므로 어려워질때를 잘 파악해서 그 전까지만 놀아야합니다. 후에 전공과목에서 쓰이는 수학내용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해놓으면 뒤에 조금 편할 수 있습니다.

 

- 일반물리학(난이도: )

역학, 전자기학 등 물리학의 기초적인 내용들에 대해서 배웁니다. 고등학교때 물리를 배웠던 학생들은 공부하기가 매우 수월합니다. 화학공학과에서 주로 쓰이는 부분은 고전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내용입니다. 전자기학은 화학공학과 내에서는 크게 쓸일이 없습니다. 

 

- 일반화학(난이도: )

화학의 기초적인 내용들에 대해서 배웁니다. 역시 고등학교때 화학을 배웠다면 공부하기 수월합니다. 화학결합, 유기화합물, 전이 금속 화합물, 상태변화, 평형 등에 대해서 배웁니다. 화학공학과에서는 일반화학에 나오는 거의 모든 개념이 다 쓰입니다. 특히 상태변화, 평형, 열화학 등이 중요합니다.

 

이 외에도 저는 일반화학실험, 영어, 글쓰기, 창의적 공학설계 등의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2학년때는 기초적인 전공과목을 배웁니다. 처음 전공과목을 공부하다보니 갑자기 높아진 난이도에 당황스러웠었습니다. (학점도 당황스러웠어요..;;) 2학년때 들었던 과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2학년 과목-

-물리화학(난이도: )

2학년때 가장 신경쓰이는 과목입니다. 기체 상태방정식, 열역학, 상평형, 화학평형, 화학결합이론 등을 1학기때 물리화학1을 통해 배우고 2학기때는 물리화학2에서 입체화학구조, 화학 반응 속도론, 통계열역학, 전기화학, 콜로이드, 계면화학 등을 배웁니다. 물리화학을 가르쳤던 교수님께서 물리화학 안에 있는 내용만 제대로 알아도 연구할 때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하실 만큼 양이 방대합니다. 여러가지 분야를 묶어놓은듯한 과목입니다. 열심히 공부해도 잘 기억이 안나긴 하지만 그래도 뒤에 배울 수업에서 다시 나오는 내용이 아주 많기 때문에 제대로 공부해놔야 합니다.

 

-유기화학(난이도: )

이 과목에서는 여러 유기화합물의 명명법이나 성질 그리고 다양한 반응에 대해서 배웁니다. 저희학교에서는 유기화학2는 필수가 아니었고 유기화학1만 필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게 느껴졌습니다.  외울게 아주 많은 과목입니다. 그래서인지 휘발성도 강하고 그 이후에 배운 내용들이 잘 쓰이지도 않아서(그때그때 찾아보는 느낌??) 솔직히 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습니다.

 

-화공계산(난이도: )

화학공학과에서만 배울 수 있는 첫번째 과목입니다. 화학공정에서 쓰이는 단위, 물질수지식, 에너지 수지식 세우기 등을 배웁니다. 물질수지식, 에너지 수지식은 화학공학과의 정체성과 같은 개념입니다. 이 과목에서 주어진 공정에 대한 수지식을 제대로 세울 능력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목입니다. 본격적인 화학공학과의 주요 과목들을 배우기 전에 준비를 하는 과목입니다.

 

-공학수학(난이도: )

공대에서 필요한 여러가지 수학개념들을 합쳐놓은 과목입니다. 저희학교는 공학수학1, 2를 2학기에 걸쳐서 배웠습니다. 미분방정식, 선형대수학 등을 주로 배웁니다. 전공에서 필요한 수학내용들이 정말 많이 나옵니다. 특히 미분방정식은 화학공학과 학생이라면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화학공학과에서 나오는 많은 식들이 미분방정식의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화공열역학(난이도: )

기본적인 열역학 법칙과 이를 이용해 유체의 팽창과 수축, 열기관 등의 개념을 배웁니다. 처음 들으면 뭔소린지 한번 들어서는 알아먹을수 없을만큼 쉽지 않습니다. 또 뒤로 갈수록 계산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에 좋은 공학용 계산기(Ti-nspire CAS 추천합니다)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화공열역학1은 필수이지만 화공열역학 2는 필수가 아닙니다. 계가 단일상이냐 다중상이냐에 따라 1부분과 2부분이 나뉘는데 난이도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카르노 기관의 P-V선도, 열역학에서 배우는 가장 이상적이고 기본적인 열기관이다.

이 외에도 여러 교양과 실험과목(실험과목은 화학공학과가 공대의 다른과에 비해 월등히 많습니다. 한학기에 하나는 무조건 있고 일주일에 2개씩 레포트를 써서 제출했습니다ㅠㅠ) 고분자 공학, 경영개론 등의 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3학년때는 좀 더 난이도 높은 과목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3학년의 과목까지 수강을 하면 화학공학과에서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이론과목을 다 수강하게 됩니다.

 

-3학년 과목-

-열및물질전달(난이도: )

열과 물질의 이동현상에 대해서 배웁니다. 저는 이 과목들을때가 대학교 생활 최대위기였던것 같습니다. 처음 기본적인 식의 형태는 이론적으로 유도합니다. 그리고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현실에 맞게 식을 조작하여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식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외울게 많습니다. 그냥 갑자기 어떤 상황에서는 이런 식이 잘 맞는다 이런식으로 책이 쓰여져 있기 때문에 공부하기도 어렵습니다.

핀에서의 위치에 따른 온도변화, 열전달의 전도부분에서 배운다.

 

-반응공학(난이도: )

여러 반응기에서의 반응속도, 시간에 따른 농도변화, 열발생 등에 대해서 다룹니다. 간단한 반응기에 대해 많은 가정들을 하고 여러가지 값들(농도, 반응기 부피, 반응시간, 반응기 온도) 등을 구합니다. 처음에는 가정이 많아서 간단한 식으로 표현되지만 가정을 하나하나씩 제거하면 할수록 복잡한 계산을 해야합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화학공장에서 일하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을 잠시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반응기의 여러가지 형태

-공정제어(난이도: )

저희 학교에서 이 과목은 필수가 아닙니다. 반응기를 제어하기 위한 기초적인 제어방법에 대해서 배웁니다. 에너지수지와 물질수지를 이용해서 모델을 세우고 그 모델을 이용해서 컴퓨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합니다. 고학년이 될수록 MATLAB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할 일이 많아지는데 이 과목에서 MATLAB을 아주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MATLAB의 SIMULINK를 이용한 미분방정식 풀이, 이 과목의 과제때 사용하였다. 

-화공유체역학(난이도: )

유체의 에너지수지와 물질수지를 이용해서 유체의 거동을 예상하는 것을 배웁니다. 역시 여러가지 가정이 많이 들어가는데 가정이 있어도 계산하는게 매우 복잡합니다. 유체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식인 Navier-Stokes equation의 해를 구하는 문제는 밀레니엄 7대 수학난제로 선정되었습니다. 학부에서는 많은 가정이 들어간 아주 간단한 형태의 문제만을 다룹니다. 그래도 아~~주 어렵습니다.

 

Continuity equation을 설명한 그림

이 외에도 고체화학공학, 프로그래밍, 실험, 양자화학 등의 수업을 3학년 때 들었습니다. 4학년때는 종합설계라는 설계과목을 들어야 합니다. 아직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화학공정을 설계하는 수업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화학공학과에 가게 되면 누구나 들을 수 밖에 없는 수업들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저는 단지 학생이기 때문에 설명이 많이 부족했겠지만 최대한 경험했던것들을 떠올리며 적어봤습니다. 혹시 화학공학과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시면 아는 한에서 최대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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