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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글/커리어

반도체 R&D 직무 학사 합격 후기/ 이직 준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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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에 도전하다.

해안가에 있었던 전직장에서 거리 때문에 힘들었기 때문에 이직 준비를 하였다.

첫 취준에서 지나치게 많은 기업에 지원했던 실수를 떠올리며 모집공고가 올라왔을때 바로 원서를 넣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에 대학생때와 같은 절박함은 없었고 그냥 한번 넣어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하였다.

또한 전직장보다 괜찮을거라는 확신이 있어야 했기에 직무도 내가 원하는 직무로 지원하였다.

그렇게 한 반도체 회사의 R&D 직무에 원서를 넣게 되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무조건 알만한 '그'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이다.

 

왜 이직을 준비하였나?

1. 서울과의 거리

이직을 결심하게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서울에 사는 여자친구와의 거리 문제였다.

처음 취준을 할 때에는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거리 문제가 회사를 다닐수록 크게 다가왔다.

여자친구를 보러 몇시간씩 버스를 타고 갈때면 이러려고 이 회사에 입사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마다 보러 올라가곤 했는데 왔다갔다 하는데 거의 하루를 쓰다보니 주말에 쉬는 것 같지 않았다.

주 7일제를 하는 기분이었다..

 

2. 성장의 한계, 사양화되는 내 부서

또 다른 이유는 이 회사에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폭이 제한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화공이 메인인 회사도 아니었고 나는 그 중에서도 승진의 한계가 명확한 부서에 배치를 받았다.

엔지니어로서 전문성을 쌓기에는 내 부서가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축소시키려고 하는 부서였기 때문에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일을 배우다 보니 의욕이 생기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아르바이트 마인드로 다니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꿈꾸었던 직장에서의 모습은 없었다.

아직 많이 젊은 나는 충분히 더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3.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마인드

같이 입사했던 동기중에 반도체 회사의 R&D 부서로 이직을 한 친구가 있었다.

원래는 생각도 못했던 R&D 부서였지만 동기가 가는걸 보고 나도 하면 충분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그렇게 합격한 후 방학처럼 노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직장생활 중 어떻게 이직준비를 해야할까?

직장인으로써 이직준비를 하기에는 정말 힘든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몇가지 상황이 받쳐주었기에 이직을 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1. 신입사원이라 아직 맡은 업무가 없었다.

내 부서는 신입사원에게는 크게 많이 시키는게 없었던 부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체력을 안배한 후에 퇴근하고 나서도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

 

2. 여름휴가!

마침 면접을 볼때가 여름휴가 기간이어서 면접날과 그전 2일까지 휴가를 써서 그 기간동안은 오로지 면접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여름휴가 때 공부를 한다는게 살짝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합격하면 방학처럼 입사전 기간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딱 참았다.

여름휴가 신청을 할 때에는 최대한 가족들이랑 어디갈지 같은 핑계들을 미리 생각해두는게 좋다. 

 

3. 과감한 강의 신청

대학생때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취업강의 같은 것은 아예 신청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인에게 부족한 것은 돈보다는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면접에 최적화되게 공부하기 위해서 면접강의를 돈주고 들었다.

여기에 관해서는 돈낭비다 라고 하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적어도 나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마땅히 볼만한 대학교때의 강의자료도 없었고(반도체 강의에서 A+를 받았지만 내용이 영양가가 없어서 쓸모가 없었다..) 반도체에 관해서 원래 많이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반도체 회사들은 전공면접을 빡세게 물어보는 경향이 다른 업종보다 두들어지기 때문에 이런 직무면접 강의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남들이 쓸모없다고 해도 본인이 자신감이 없다면 무조건 사서 듣는게 맞다고 본다.

 

4. 약속 거절하기

신입사원이었기 때문에 약속이 많았다.

하지만 이직을 결심한 이후부터는 공부를 위해 약속을 최대한 안나가고 퇴근 후에는 무조건 공부 2시간 + 운동하기 를 실천하였다.

처음에는 좀 힘들지만 이렇게 힘들때마다 방학을 즐기는 나를 상상하며 버티는게 중요하다.

 

5. 마인드 컨트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마인드 컨트롤이다.

아무래도 첫 취준때 보다는 훨씬 의지가 떨어질 것이다.

특히 나같은 경우에는 기존 직장도 불만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다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넣을때 여기 정도면 정말 이직해도 후회하지 않겠다. 싶은 곳에만 넣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본인이 이직하는 이유(집과의 거리, 커리어, 워라벨 등등)를 명확하게 하고 이직에 임하길 바란다.

 

반도체 회사 전형별 팁

1. 서류전형

서류는 따로 작성할 시간이 없어서 원래 합격했었던 자소서를 복붙해서 최소한만 고쳤다.

복붙해서 조금 고치는 것 만으로도 다시 붙는거 보니 크게 복사한 것을 거르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자소서를 쓸때의 몇가지 팁을 유튜브에서 많이 봐서 알고 있다.

1) 소제목은 본문에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있게 쓴다.

(EX. 반도체 공정 수업을 통해 포토 공정에 관심을 갖다 => O, 항상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다 => X)

2) 자신만의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한 활동을 구체적으로 쓰는게 중요하다.

3) 엄청나게 특별한 경험이 아니고 수업 조별활동에서 이룬 것, 동아리에서 이룬 것 등을 써도 아무 상관이 없다.

잘 풀어서 쓰는게 훨~씬 중요. 기죽을 필요 없다.

그리고 반도체와 관련된 경험이 많이 없다고 하더라도 너무 쫄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학부 단계에서 경험할 수 있는 활동들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고자하는 의지와 본인이 어떤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인재인지를 소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차피 학부 단계에서 하는 경험들 대부분이 현업 입장에서는 의미없어 보이니 활동이 많은 분들은 반도체에 관심이 있고 이 흥미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식으로 쓰는게 좋고 없어도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2. 인적성 전형

인적성은 진짜 거짓말 안하고 준비를 하~나도 안하고 갔다.

취준때는 오히려 준비를 엄청 열심히 했었는데 떨어졌지만 이번에는 크게 준비하지 않아도 붙을 수 있었다.

아마 준비할 시간에 휴식을 취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자는 전략이 유효했던 것 같다.

취준때 풀어본 경험과 유형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 그리고 회사생활 경험이 좀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문제를 읽을 때 마치 회사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더 몰입감 있고 익숙하게 풀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3.  면접 전형

면접은 인적성과는 다르게 공부 엄청 많이하고 갔다.

반도체 회사 면접을 현역때 한번 가봤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 문제가 나오는지는 알고 있었다.

반도체 회사의 면접은 타회사와는 다르게 반도체에 관해서 깊은 내용까지 꼬치꼬치 캐묻는게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 직무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전공 내용을 숙지하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학교 수업 때 쓴 반도체 강의 PPT가 매우 부실했기 때문에 따로 돈을 내고 강의를 들었다. 

면접에 최적화된 수업이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주변에 면접을 본 선배가 있다면 면접문제를 받아서 한번 답변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아 그리고 주의할 점이 꼭 본인 직무의 내용이 아니라도 면접관이 물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공정 직무로 지원했는데 소자에 관한 내용을 묻는다던가 아니면 후공정에 관해서 물을 수도 있다.

이거는 완전 면접관 마음이기 때문에 본인 직무에 관한 것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고 그 외에 본인 직무와 크게 관련이 없는 내용 역시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이번 면접은 느낌이 아주 좋았다..

이번 면접은 끝나고 난 후 무조건 합격하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는데 단순히 묻는 것에 다 대답한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크게 확신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면접을 내가 사전에 생각했던대로 이끌어갔다는 것이다.

면접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물어보는 것들이 있다.

나는 이 질문을 미리 생각해놓고 내가 EUV에 관심이 있고 원가적인 측면에서 특히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이 질문들의 답변에 녹였다.

그렇게 함정을 파놓고 꼭 EUV에 대해 질문할 수 밖에 없게끔 설계를 하였다.

면접관님이 고맙게도 내가 원했던 방향으로 질문해 주셨고 나는 그 내용을 엄청나게 팠기 때문에 답변을 매우 수월하게 그리고 깊이있게 할 수 있었다.

이렇게 답변을 하고 '반도체에 관해서 지식이 상당히 있으시네요!' 라는 좋은 피드백을 받았고 나는 합격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동안 면접을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이런 설계를 할 수 있었고 설계가 통했을때의 기분은 아주 좋았다.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면접이지만 본인만의 컨셉을 잡고 면접을 설계한다면 준비할 내용을 훨씬 줄여줄 수도 있다.

 

아직 부서배치는 받지 않았지만..

현재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있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반도체 엔지니어로서 커리어를 조금 쌓은 이후에 반도체 엔지니어의 장단점을 소개하는 글을 공유하고 싶다.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첫 시작인 만큼 열심히 죽었다 생각하고 직장생활을 해서 어엿한 엔지니어로서 1인분을 할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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